뒤 늦은 목표를 세우고, 올 해 안에 몸무게를 70kg 아래로 내리기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안그래도 포스팅 올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같이 취업준비하던 멤버들과 한라산을 가보는게 어떻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체력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고, 검색해보니 왕복 8시간은 걸린다는 후기를 보니 겁이나서 처음에는 반대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런데 어차피 운동할꺼 목적을 가지면 더 재밌지 않을까 싶어서 호기롭게 가자고 약속을 잡았다.
한라산 등반을 위한 체력 기르기
처음에는 퇴근 후 집앞 탄천을 걷기 시작했다.
하루 만 걸음 이상 걷는 것만으로도 기초 체력이 길러질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고, 예전에 러닝했을 때 기분 좋은 경험을 다시 하고 싶기도 했다.
역시나 그냥 만 걸음을 채우는 건 재미가 없을 것 같아 매일 목적지를 정했다.
집에서 거리가 좀 있는 카페를 찍고 오기도 하고, 화장품을 사기 위해 올리브영을 가거나 생필품을 사러 다이소를 가는 등 목적을 가지고 걷다보니 시간도 훨씬 빠르게 가고 질리지도 않았다.
데이터로 보니 체력이 나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중반부터 급격히 경사가 높아진다는 글을 봤더니 해당 코스의 예상 등반 시간은 1시간 30분이었고, 숨이 찰 정도의 난이도를 1시간 넘게 이어갈 자신이 없었다.
실전 같은 연습이 필요했다.
한라산 등반까지 2주 정도 남았을 때부터 1만보 채우는 것은 유지하면서 동시에 헬스장에서 본격적으로 긴 호흡의 유산소를 시작했다.
하체 위주의 근력운동 이후 강도 높은 인터벌 유산소를 진행했다.
밖에서 실제 러닝하는 것이 훨씬 재밌지만, 헬스장에서 트레드밀이나 마이 마운틴을 타는 것은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난이도를 미세하게 조절가능하기도 하고, 같은 난이도로 진행했을 때 남은 체력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면서 체력이 성장하는 것이 체감되어 그런 듯 하다.
처음엔 20분만 타도 지쳤지만, 한라산 가기 전 마지막 날에는 인터벌 40분 후 마이마운틴(혹은 천국의 계단) 20분을 탈 수 있을 정도로 체력이 빠르게 올라왔다.
부가적으로 원래 목표였던 몸무게 줄이기에도 조금 다가갔다.
한라산에 오르다
결론부터 적으면 같이 오르기 시작한 5명의 멤버 중 정상에 먼저 도착한 2명 안에 들었다.
거기에 3개의 코스를 합쳐 예상 등반시간인 4시간 30분보다 훨씬 빠른 3시간 15분 만에 정상에 도달했다.
미리 몸을 만들고 가지 않았다면 포기했을 것 같다며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몇 번이나 사전 준비를 한 나 자신에게 칭찬을 했는지..
이번에 오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는 나 혼자서 시도했다면 절대 빠르게 정상까지 도달하지 못 했다는 것이다. 동료들과 오르면서 이런저런 얘기하기도 하고, 힘들 때 서로 할 수 있다며 힘을 북돋아주기도 하고, 쉬고 싶을 때 조금 더 가자고 서로 푸시하면서 올랐기에 백록담과 푸르른 하늘을 마주할 수 있었다.
내 인생도, 커리어도 이번 등산 과정과 다를게 없지 않나?
내가 인간적으로, 커리어적으로 같이 있고 싶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면서 동시에, 주변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한다면 혼자선 해내지 못할 것들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두 번째는 내가 생각보다 오랜시간 도전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정말 좋은 회사에서 운 좋게 좋은 팀원들과 급격하게 성장하는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나름 성장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진심으로 가슴뛰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완성시켰을 때의 성취감에 취한 적이 있는가를 스스로 질문했을 때 ‘아니다’라는 답을 내렸다.
한라산에 오르기까지 포기하고 싶었던 수 많은 순간들, 하지만 이겨내고 한 걸음 내딛었을 때의 뿌듯함과 어느덧 수목의 높이가 낮아지고 저 멀리 정상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의 소름을 잊을 수가 없다.
백록담을 바라보며
도전해야겠다.
지금 팀에서 조금 더 많은 업무를 도전하든지, 팀을 옮기거나 이직을 하든지
지금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여러 시도를 해봐야겠다.
그러기 위해 해야할 것
실력 키우기 ,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기 , 협업하고 싶은 사람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