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은 한 발만 맞추면 된다더니.. 마지막 한 발이 과녁을 맞췄다.
오늘 합격한 것 마냥 포스팅을 시작했지만, 실은 11월 말에 결과를 받았었고 이제서야 글을 쓰고 있는 게으름뱅이..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교를 졸업했을 당시에는 취업에 대한 준비가 하나도 되어있지 않았다. 자기소개서, 면접, 인적성 등 취업 프로세스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다. 취업이 그 때는 멀게만 느껴졌고, 급한 마음도 없었고, 간절함이라는 감정을 느끼지도 못했다. 그냥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졸업을 앞둔 학생이었다. 그렇게 지원하게 된 SSAFY였다. 다행히도 공부에 대한 욕심은 많아서 열심히 자소서를 쓰고, 시험치고 면접을 봐서 운 좋게 붙었다.
여기서 공부하면서 처음 시도한 취준 결과는 완패였다. 3전 3패. 서류 탈락 1, 최종 면접 탈락 2. 대학생 때도 NHN next랑 삼성 SW 멤버십 최종에서 떨어졌었는데, 손에 잡힐 듯 했다가 멀어졌을 때 상실감은 생각보다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크게 다가왔고, 그렇게 반년이 지나갔다. 힘들었지만 계속해서 나아갔다. 다시는 이런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았으니까.
2019 하반기 결과
다시 시작된 공채 시즌. 8월 말부터 정신없이 달렸다. 프로젝트도 해야하고, 취업 준비도 해야하고.. 해야하는게 너무나도 많아서 벅찼던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바쁜 와중에 서류에서 탈락이라는 결과를 얻을 때는 속상했지만 , 그래도 큰 타격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취준을 하면서 크게 흔들린 경우는 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이 겹쳐서 포기해야할 때, 그리고 최종에서 떨어졌을 경우였다.
부담감과 스트레스에 잡아먹힌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몸소 겪게 된 시간이었다. 총 3개의 회사에서 최종 면접 제의를 받았고, 차례로 하나씩 떨어졌다. 마지막 한 발. 이것마저 떨어지면 이렇게 힘든 과정을 다시 한 번 해야만 했다. 취준이 힘든 것은 나 자신에 대한 확신에 의문을 갖게 된다는 것, 그리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한다는 것이 아닐까.
정말 감사하게도.. 마지막 한 발이 과녁에 명중했다. 솔직히 네이버 면접을 못 봤다 생각해서 사내 복지 관련해서 준 팜플렛을 버렸었는데, 다시 주워오고 싶다. 솔직히 어떤 점을 면접관이 좋게 보신지는 모르겠다. 면접 질문에서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게 많았으니까. 기회가 된다면 정중히 여쭈어보고 싶다.
SSAFY에서 찍은 프로필 사진
1년이란 시간 동안 많은 분들은 만나고, 여러 기업을 찾아가고, 이야기를 접하고, 면접을 보러다니면서 그래도 처음보다는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낀다. 역삼역에 출퇴근 할 때 지하철에서 부대끼던 그 많은 샐러리맨들이 이러한 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생각하니 인식이 바뀌었다. 이 사람들은 인생에서 치열하게 살아본 경험이 적어도 한 번은 있는 사람들이겠구나. 실제로 회사에 다니기 시작하면 또 다른 경쟁이 시작되겠지. 등의 마음속의 혼잣말.
결과를 받고나서 여행도 다녀오고,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굴거리면서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것이 뭔지 알았다. 핸드폰 게임이나 컴퓨터 게임도 재밌지만, 공부해서 블로그나 깃허브를 채우고, 알고리즘 문제 푸는게 더 시간이 잘가더라. 조금.. 그런 것 같지만, 개발자로서는 아주 바람직한 취미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pull request에 자극을 받아 카페가서 공부하는 내가 참 마음에 든다.
아주 참 개발자여. 좋아. 1일 1커밋 가즈아!